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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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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국가나 왕실에 중요한 행사, 축제, 잔치가 있으면 그 현장의 모습을 담은 의궤(儀軌)라는 책을 간행하였다. 의궤에는 기록만이 아니라 주요한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 당대의 모습을 보다 생동감있고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의궤는 의식과 궤범을 뜻하는 용어로 주요한 의식이 시행되면 이것을 모범으로 삼아서 후대에 있을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방지하고자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의궤 자료의 그림에 나타난 조선시대 왕실문화의 축제적 성격과 그 화려함은 먼저 ‘반차도’라고 지칭된 기록화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영조와 정순왕후의 결혼식 모습을 담은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의 반차도에는 업무를 수행하는 각 인물과 각종의 물품, 다양한 의장기들이 매우 정밀하게 그려져 있어서, 마치 영조와 정순왕후의 결혼식 축제에 직접 참석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왕과 왕비의 가마, 행렬을 따르는 사람들의 모습, 이들이 들고가는 의장기, 행사에 동원된 각종 색깔의 말들의 모습에서 조선시대 왕실 결혼식의 규모를 직접 접할 수 있다.
1795년에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화성에 행차한 모습을 기록한『원행을묘정리의궤』라는 책의 앞면에 그려진 반차도를 통해서는 국왕 행차의 모습을 사실적이고 구체적로 느껴볼 수가 있다. 또한 반차도 외에 화성행차의 모습을 담은 기록화를 통해서는 임금의 행차를 백성들이 자유롭게 구경하고 행렬이 주변에는 임시로 좌판이 벌어지는 등 흥겨운 축제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이때 정조가 한강을 건너기 위하여 설치한 주교(舟橋:배다리)는 당시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의궤라는 책에 정리된 각종 기록과 ‘반차도’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그림자료, 왕실 행사의 모습을 담은 기록화에는 전통시대 조선시대 왕실 행사의 축제적인 분위기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특히 왕실행사에 동원된 각종 가마와 의장기를 비롯한 물품은 전통의 멋과 품격을 한껏 표현해 주고 있으며, 이러한 물품과 문양들을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활용한다면 전통의 현대적 창조라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의궤에 기록된 자료들 중에는 이처럼 조선시대의 왕실문화의 생생한 현장 모습과 함께 당대인들의 생활상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자료들이 많지만 그동안 우리에게 이러한 자료들이 그렇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궤를 찬찬히 훑어보면 당시의 시대상을 포착할 수 있으며 그 시대 문화의 면모를 읽어볼 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전통시대 왕실문화의 축제적 모습이 기록과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 자료로 의궤가 다수 남아있음을 주목하고, 의궤에 나타난 기록과 그림을 통하여 조선시대 사람들의 구체적인 생활상의 모습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의궤는 비록 왕실 행사를 기록한 것이지만 그 내용을 찬찬히 훑어보면 왕실의 행사에 참여한 하급 장인이나 화원들의 모습, 왕실을 호위하던 군사병력의 배치, 물품의 조달과정, 급료 등 조선시대 생활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왕실 축제에 참여한 각 계층 사람들의 모습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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